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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My writing/- Graduate School Life

Grad School Life (#07): 대학원 수업

by LuMiJUN 2019. 4. 21.

배움의 길에는 끝이 없다고 합니다. 단순히 '배우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떻게 배우는가'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원 과정에서 수업을 실험에 방해가 되는 귀찮은 존재로 치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지만, 저 역시도 대학원 과정 중 '실험 vs. 수업' 상황에서 실험을 택한 적이 많았고, 수업 시간에도 많이 졸았던 것 같습니다. 수업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학점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지나가겠습니다. 대학원 학점은 다른 요소들에 비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이력서를 쓸 때 대학원 학점 쓰는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회사 취직할 때 성적표 제출하라고 하는데, 학부 성적이 중요하지 대학원 성적이 문제가 된 친구들 역시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대한민국은 철저한 '학부' 중심 사회입니다.). 요약하면, '수업은 중요하지만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가 제 의견입니다. 그럼 이제 수업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1. 가장 효율적인 정보 습득 방식

    대학원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배우는 곳 입니다. 학부 때처럼 잘 짜인 프로토콜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며, 본인이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하며, 프로토콜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하지만, 반복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입니다. 정확한 프로토콜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읽고, 분석하는 과정에 쓰이는 시간이 어마어마합니다. 즉,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단편적인 정보들을 모아서 하나의 의미 있는 지식(?)을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해 본 사람(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교수님들이 바로 그런 분들입니다. 젊은 교수님은 최신 정보, 지식, 사람들의 관심사 및 기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갖고 계시고, 나이가 많으신 교수님들은 깊이 있고 폭넓은 시야를 갖고 계십니다. 이런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다양한 학분의 융합을 선호하는 시대에서 내가 잘 모르는 전공의 수업 한 두 개를 통해 해당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얻는 것은 매우 효율적인 전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 인맥 형성의 도구

    대학원에 진학할 정도면 어느정도 자신의 삶에 목표가 있는 사람들 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대학원 진학 = 취직 실패'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왜 이런 사고방식이 생겼는지 의문입니다.). 취직 시즌에 여기저기 지원해서 회사에 가서 만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생각을 공유하는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도구/실험을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집단입니다. 그리고 후에 연구소에 취직을 할 때나 해외 연구소 및 학교로 포닥(Post-doc)을 나갈 때에도 큰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집단입니다. 

  3. 추천서 획득

    대학원에서 학위를 취득 한 후에는, 회사/연구소 취직이나 포닥 지원과정에 변화가 생깁니다. 물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일단 박사 학위가 있으면 학부생과는 다른 트랙으로 지원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reference check'이 중요해집니다. 즉,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이러한 추천서를 받을 때, 나 자신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가 나를 평가해주느냐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적절한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Richard DuffinJohn Nash 를 위해 써 준 1줄 추천서는 전설로 남아있죠. 문제는 추천서를 받기 위해서는 해당 교수님과 어느 정도 친분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이미 추천서 템플릿이 있는 교수님들도 있겠지만, 진심을 다해 추천서를 써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이분들은 본인이 해당 학생을 잘 모르면 추천서를 안 써주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추천서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도 저도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보통 2-3장의 추천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도교수님 이외에 다른 교수님들과 어느 정도 친분을 유지해야 하고, 이때 가장 쉬운 방법이 수업에 열심히 참여해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3시간 한 학기 투자하면 큰 변수가 없지 않은 이상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원 1, 2년 차에 수업의 대부분 몰아서 듣고, 나머지 학기에는 실험에 집중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저도 실험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실험이 '그렇게' 중요할 것 까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은 돈을 내고 배우러 가는 곳이지, 반복적인 실험을 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업료를 지불했으니, 그에 맞는 가치를 찾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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