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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My writing/- Graduate School Life

Grad School Life (#09): 학회(Conference)

by LuMiJUN 2019. 5. 26.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뭔가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이벤트 중 하나가 학회인 것 같습니다. '기분 전환'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마냥 설레거나 좋은 것은 아닙니다. 연구실을 벗어나 새로운 곳을 간다는 면에서 기분 전환이지, 학회는 실험의 연장이며, 살벌한 사냥터입니다. 제 경험상 보통 각 연구 분야별 국제 학회는 크게 하나씩 있는 것 같습니다. 생명과만 보더라도, 바이러스, 암, 신경, 단백질 조작, 단백질 구조, 등등 다양한 학회들이 존재하고, 규모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학회의 주목적은 물론 정보 교환입니다. 본인이 진행한 실험이나, 갖고 있는 이론을 여러 사람들 앞에서 발표함으로써 다양한 사람과 건전한 비판을 갖는 곳이 학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인터넷이 워낙 잘 발달되어서 어디에서나 정보를 교환할 수 있었지만,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학회에 참가하는 것이 아마 가장 큰 '지식의 교류'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학회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제 경험에 의하면 대학원생이 학회에서 본인을 어필하는 것은 두 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1. 포스터 발표 (Poster presentation)
말 그대로 포스터를 준비해가서 발표하는 것입니다. 포스터는 보통 A0 사이즈 정도?. 본인이 진행한 실험에 대해 포스터를 만들고, 패널에 붙인 후 본인 포스터에 오는 사람들에게 열심히 설명하면 됩니다 (ex. Poster session). 실험이 완성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포스터 발표의 원래 목적은 진행하고 있는 실험에 대한 다양한 비판을 받으면 자신의 논리를 검증하는 것인데, 최근에는 워낙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포스터 발표에서 본 타인의 실험을 베껴서 먼저 논문을 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scooped!라고 하죠). 본인이 실험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고, 곧 논문으로 낼 수 있겠다 싶으면 포스터 발표를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포스터 작성은 다른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프리젠테이션 (Oral presentation)
보통 좋은 저널에 논문이 나가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학회에서 부탁하는 경우도 있고, 본인이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논문이 저널에 실렸으니, (본인/교수님/연구실)이 갖고 있는 논리가 어느정도 타당하다는 것이 받아들여진 상태이고, 그러면 사람들의 비판으로부터 어느정도 안전(?) 하기 때문에 당황할 일이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주 가끔씩 프레젠테이션 때 첨예한 대립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보통 교수님들이 발표할 때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직 본 적이 없네요). 프레젠테이션 경우, 정해진 시간에 발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포스터 발표보다는 좀 더 형식적이고 높은 레벨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력서 쓰는 데에도 포스터 발표보다는 프레젠테이션 발표가 우위를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목적으로 일부러 프레젠테이션을 시키시는 교수님도 계십니다. 

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포스터 or 프리젠테이션)은 본인 이력에 매우 중요하며, 본인이 속한 과학 커뮤니티에 본인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회가 된다면 학회를 주기적으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학회 가는 것을 좋아하는/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수님이 있는 반면, 학회를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고, 연구실 및 본인의 재정 상태, 연구 주제 등등 다양한 요소가 학회 참석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간다/안 간다를 쉽게 정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본인이 있는 연구실이 유명하고, 다른 연구실들과도 교류가 많다면 학회 참석이 연구에 특별히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몸담고 있는 연구 주제가 한국에서 많이 연구되지 않는 분야라면 국제 학회 참가는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1학년 일 때 되도록이면 본인 연구주제를 포함하는 큰 학회를 참가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경쟁자들이 있는지 충격을 받고 연구에 진지해 질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연차가 올라가고 연구가 진행될수록 작은 그룹으로 서로 깊은 교류를 할 수 있는 학회를 추천합니다. 이런 학회를 잘 이용하면 통해 포닥으로 나갈 연구실도 좀 더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회에 발표를 하러 가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학회에 대해 얼마큼 공부하고 가느냐'입니다. 큰 학회는 3만 명 이상 모이기도 하고, 노벨상 받은 교수님들, 평소 논문에서 이름만 보던 유명한 교수님들, 그리고 나의 경쟁자. 모든 사람이 다 모이는 곳입니다. 어떤 발표를 들어야 하고, 어떤 포스터를 봐야 하는지 미리미리 공부를 해야 최대한 많은 정보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간혹 학회를 빙자해서 여행을 가는 경우가 있는데, 운이 좋아서 학회가 내가 안 가본, 혹은 가고 싶은 도시에서 열리면 일석이조이지만, 그 도시를 여행하기 위해서 본인과 관련 없는 학회에 참가하는 것은 지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학회 참석 후에 여유가 되어서 여행을 하는 것은 좋은 휴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실험하시고, 꼭 학회에서 본인이 얻을 결과를 당당하게 발표하는 기회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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