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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Books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세상에 안 이상한 것은 없다

by LuMiJUN 2018. 2. 17.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전자책으로 읽은 첫 책이자 멈춰있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게 해 준 책. 


이 책의 목적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상할지도 모르는 내 문장을 고쳐주는 것이다. 그럼 어떤 문장이 이상한 문장인가? 정말 다양한 이상한 문장들이 있는데, 저자는 이상한 문장들의 공통점으로 '문장이 쓸데없이 길다'를 얘기하고 있다. 문장에 없어도 이상하지 않는 수식어들을 무의식적으로 붙이게 되면서 생기는 '어색한 문장들'. 처음에는 그 문장이 왜 어색한지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그 어색한 문장을 고쳐서 줄여서 쓸 수 있다는 것과, 줄였을 때의 간결한 모습을 보고나면 처음에 쓴 문장이 왜 어색한지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이 부분이다. 다양한 비문과 어색한 표현들을 먼저 보여주고, 보여준 문장들을 모두 고쳐서 깔끔하게 만드는 작업. 그리고 무엇이 어색한지 추가적으로 설명을 해 주는 것 까지... 학교에서 배운 딱딱한 문법책이라는 느낌이 아닌 실제 생활에서 우리가 범하고 있는 진짜 오류들을 고쳐주는 문법책. 한 예로, 누구나 수업시간에 '피동사'와 '사동사'에 대해 고생하면서 배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내가 어색해 하는 표현 중 하나이고, 실제로 이 두 표현을 잘못 쓴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당하고 시키는 말로 뒤덮인 문장'이라는 챕터에서 이러한 표현을 쓸 때 발생하는 오류들을 보여주고, 잘못된 이유, 그리고 올바른 표현까지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과거형 표현에 대해 정리해주는 '과거형을 써야 하는지 안 써도 되는지' 라는 챕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문장에 과거형을 여러번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이 가독성을 떨어뜨리고 문장을 지저분하게 만드는지 전혀 몰랐었다. 특히 관형형같은 형우, 현재형으로 쓰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은 알았을 때 내 문장에 수정해야 할 부분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에서 지적한 오류만 고치더라도 글쓰기에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이러니하지만, 이 책이 주는 또다른 가르침은 '이 세상에 이상하지 않은 문장은 없다'이다. 이 책이 '마음에 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 부분이며 '나도 이러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파트이다. 만일 글의 첫 부분이나 마지막에 '여러분, 이렇게 다양한 오류가 존재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이것들을 고쳐보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문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상하지 않는 문장이란 없습니다.' 처럼 글이 진행되었다면 그냥 의미 없는 문법책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딱딱해질 수 있는 문법책 사이에 소설을 넣어두어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루한 문법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랄까? 마치 드라마 시즌 한편을 나눠서 조금씩 읽는 느낌? 게다가 이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글을 고치는 이유(교정을 보는 이유)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의 교정을 거친 글을 과연 누구의 글일까? 교정자의 색깔이 글쓴이의 색깔과 섞이면 어떤 색으로 변하는가? 교정이 적으면 글쓴이의 글이고, 교정이 많으면 교정자의 글인가? 책을 읽으면서 '교정'이란 것, 그리고 '글쓴이'와 '교정자'의 관계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학원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마지막까지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글쓰기'이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대학교 학부 과정에는 '글쓰기'를 가르치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대학원에서도. 논문을 쓰는 것은 자신의 연구 결과를 남들에게 표여주는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방식인데, 논문 쓰는 법에 대한 교육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아마 우리나라 유능한 과학자들의 빛나는 결과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러한 글쓰기 (논문 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글을 쓸 기회가 많지 않을 뿐더러, 논문을 쓸 때 이미 졸업을 앞 둔 상황일텐데, 이 때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것은 글을 쓰는 학생에게 부담이 클 수 있고, 양질의 글이 탄생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내가 이 안 좋은 케이스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에 논문 작업을 진행했었는데, 이 작업을 하면서 '이 글은 과연 누구의 글인가?'라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있었다. 저마다 다른 표현 방법이 있었고, 서로 비슷하지만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의 표현을 따를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미묘함 사이에 큰 규칙이 하나가 있었다. '제3자가 읽었을 때 그 의미가 명확한가?'. 어떤 글을 쓰느냐에 따라 글의 형식, 표현 방법 등이 바뀌고, 특히 'Scientific writing (과학적 글쓰기(?))'에서는 결과를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글을 쓰고 고쳐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 씬 두리뭉실한 표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에서는 '간결함'을 통해 글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물론 논문은 영어로 쓰는것이라 이 책의 문법 내용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큰 원칙, '간결함'과 '모든 글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읽고 쓴다.'라는 것을 통해서 내가 전하고 싶은 내용을 좀 더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최소한 다음 논문에서는 교정 후에 빨간 줄이 덜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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